현명하게 살아요/논란에 대하여

지긋지긋한 트로트 이제 좀 그만하면 안 되나?

아나포 2023. 3. 24. 12:39

트로트 열풍과 트로트가 지겹다고 말하는 사람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대중음악에 불어온 트로트 열풍은 가히 이례적이며 신드롬과도 같았다. 트로트의 인기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도 있었고, 압도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과도해진 열기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발 이제 좀 그만 하라며 더 이상 트로트가 듣기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

 

무엇이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싫어하는 사람들로 갈라놓기 시작했을까? 여러가지 논란은 식을 줄 모르며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건 내 취향이고 내 마음인데 뭐가 문제?

트로트 열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도 트로트 열풍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아이돌 댄스 음악이 주류를 이루던 음반시장에서 트로트의 인기를 이례적이었다. 장윤정과 박현빈을 필두로 트로트가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트로트는 장르적 특성상 한 번 유행하기 시작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전 연령층의 호응을 얻는다.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1, 2위를 다투었고, 물론 그 시절에도 왜 트로트 때문에 우리 오빠들의 노래가 밀려야 하냐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 다시 일어난 트로트의 열기는 예전보다 더 거세진 듯 하다.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힘든 상황에서 젊은 가수들이 노래하는 추억의 트로트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위안을 준 셈이다. 거기에 트로트 가수들의 안타까운 사연들도 더해지며 감정을 이입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길거리 차트로 음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요즘엔 시장 상인들이나 상점 등에서 오디션을 통해 알려진 트로트 스타들의 노래를 크게 틀어놓곤한다. 특히 카페나 술집 같은 곳에서 인기 순위대로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으면서 반발이 생기기 시작했다. 듣기 싫은 트로트가 상위권에 항상 올라와 있는 것이다.

 

물론 젊은층에서도 트로트의 인기는 엄청나다. 하물며 초등학생들부터 트로트 신동이 많이 탄생하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도를 넘어서기 시작한 방송매체들의 비슷비슷한 방송이 주류를 이루면서 말 그대로 여기도 트로트, 저기도 트로트 세상이 된 것이다.

 

나처럼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대환영이지만 트로트에 관심이 없거나 너무 과도한 트로트 전파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겐 이런 현실이 당연히 반갑지 않다. 도대체 왜 트로트 가수 OOO가 그렇게 인기인지 관심도 없고 도저히 이해도 안 되는 것이다.

 

음악적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트로트라는 장르가 싫은 사람도 분명히 많다. 트로트의 인기와 더불어 트로트에도 팬덤 문화가 생기면서 음반시장과 방송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아무리 명곡도 너무 많이 듣다보면 질릴 수 있는 건데 여러 매체에서 너무 인기와 화제성만 쫓다 보니 결국 여기도 트로트, 저기도 트로트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더 큰 반발심이 생겨 이젠 트로트 자체가 너무너무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듣기 싫은 제스처
안 들을란다, 안 볼란다, 입틀막?!

 

얼마 남지 않은 트로트의 인기

이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트로트의 인기와 열풍도 언젠가 서서히 사그라들 것이다. 영원할 것만 같던 수많은 인기가수들과 그들의 노래가 그렇게 하나둘 사라져 갔다. 

 

어느 시기엔 락 장르가 인기였고, 언제는 힙합이 유행이었다. 대중의 선택을 받은 장르가 휘몰아칠때가 있고 홀연히 인기가 사그라들기도 한다. 언제 어떤 음악이 유행하고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라! 이건 만고의 진리이다.

한치앞도 모르는 세상이지 않은가? 때가 왔다 싶을 때는 일단 미친 듯이 노를 저어야 한다. 

 

그렇기에 현재 계속해서 새로운 트로트 스타들이 탄생하고 좋은 트로트들이 많이 알려질 때 나는 더 열렬히 트로트를 듣는다. 언제 다시 추억 속으로 사라질지 모르는 트로트를 아낌없이 듣는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트로트를 들어보라며 강요하지도 않는다. 각자 음악적 취향에 맞게 노래를 선택해서 듣고 즐기면 그 뿐이다. 엄마는 트로트 가수를 좋아하고 딸은 아이돌 가수를 좋아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굳이 싸울 필요도 없는 문제이고 논란이 될 필요도 없다. 진짜 문제는 화제성만 따라가느라 서로 복제품과 같은 방송들을 대놓고 찍어내는 관행이 제일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