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통해 너무 못 된 시어머니들을 많이 봐서일까요? 요즘 시대에도 '시'자가 들어간건 다 싫다며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시댁과 거리를 두는 며느리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요즘 시어머니들의 입장은 확실히 다릅니다. 오히려 며느리 눈치를 보느라 힘드시다고 해요. 오죽하면 시어머니가 며느리 시집살이를 한다는 말까지 생겨났겠습니까.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무조건 미워하고 괴롭힌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이해가 안 되는 며느리
아들을 장가보낸 엄마의 마음은 항상 걱정 투성이입니다. 밖에서 일은 잘 하고 있을까, 집에서 밥은 잘 얻어 먹고 다닐까, 돈 많이 못 벌어온다고 와이프한테 구박받지는 않을까 등등...
어련히 알아서 잘 살겠냐만 부모로서 걱정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며느리가 영 살가운 성격이 아니거든요. 시어머니인 내 앞에서도 남편한테 눈을 흘기며 말을 툴툴대는데, 둘만 있으면 우리 아들이 영 기를 못 펴지 싶어요.
시댁에서 시집살이 시킨다는 말 나올까봐 항상 식사 준비도 손수해서 차려주고, 오느라 힘들었으니 편히 쉬어라 하며 아무 것도 못하게 합니다. 그럼 며느리는 진짜로 아무것도 안해요.
아들이 엄마 눈치를 살피며 "이런건 당신이 좀 해."라고 말하는데 며느리의 눈빛 한 번에 금세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네요.
며느리는 시댁이 그렇게 불편한지 자주 오지도 않고, 와도 금방 집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얼굴보기가 참 힘들어요. 특히 손주 녀석들이 너무 보고 싶은데 자주 보여주지 않으니 섭섭할 따름입니다.
자주 봐야 정이 들고 할텐데 바쁘다하며 오지도 않고 연락조차 없으니 항상 먼저 연락을 하게 되네요. 그것조차도 살가운 인사도 없이 물어보는 말에만 대답할 뿐, 빨리 전화를 끊길 바라는게 느껴져요.
다른 집 며느리들은 시어머니랑 같이 쇼핑도 하고, 목욕도 가고, 딸처럼 지낸다는데 그런건 바라지도 않아요. 그저 말이라도 좀 잘 했으면 좋겠네요.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 말도 잘 안 하고, 오히려 시어머니를 무서워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편하게 대해줬건만 왜 그러는지...
아들한테 물어보면 또 원래 그런 성격은 아니래요. 엄마가 좀 더 다정하게 대해주라는데 제대로 알고 하는 소리인지? 항상 뚱하게 있는 건 며느리인데 엄마 잘 못이라고 하니,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화가 납니다.
며느리에게 바란다
요즘에는 맞벌이하느라 여자가 혼자 살림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밥은 굶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집안일은 알아서들 잘 나눠서 하겠지만, 밥은 아무래도 여자가 더 잘하니까 밥만 좀 잘 차려주면 안되겠니?
시댁에 자주 오라고 강요는 안 한다. 명절에 내려와도 하룻밤만 자고 친정으로 가는 것도 이해한다. 이제 한 가족이 되었으니 좀 편하게 지내면 안 될까? 시어머니를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와서 이야기도 도란도란하고, 남편 흉도 보고 그랬음 좋겠다.
전화도 매일 하라는거 아니다. 한 번씩 어떻게 지내는지 먼저 소식도 전하고, 애들은 잘 크고 있는지 사진도 좀 보여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도 나도 시집살이 원없이 해봐서 너희들한테 그런거 절대 안 물려준다. 그러니 걱정말아라.
마지막으로 우리 아들 데리고 살아줘서 고맙다. 싸우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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