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 좋아요

어린이 트로트 오디션은 따로 했으면...

아나포 2024. 3. 3. 16:10

트로트 오디션을 볼 때마다 항상 유소년부, 신동부, 초등부 등 어린 참가자들이 단연 화제의 중심이 되곤 하는데요, 솔직히 너무 귀엽고 어른들 뺨치는 노래 실력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렇지만 어린 나이에 이렇게 큰 오디션에 참가해서 견뎌내야할 무게가 큰 것도 사실인데요, 특히 무대에서 실수를 하거나 탈락했을 때 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안쓰럽더라고요.

 

좀 더 커서 노래를 해도 되겠지만 신동이라 불릴만큼 뛰어난 노래실력을 일부러 아껴둘 필요도 없죠. 차라리 어린이들끼리 따로 트로트 오디션을 하면 안 될까요?

 

20대의 나이도 인생에서 보면 엄청 어린 나이인데 요즘에는 트로트 오디션에 참가하는 지원자들의 나이가 점점 더 어려지고 있습니다. 너무 어려서 신기하기도 하지만 너무 어려서 불편하기도 해요.

 

트로트 오디션에 참가하는 어린아이들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트로트 오디션의 긴장감을 작고 어린아이들이 무대를 꽉 채우며 유난히 커 보이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너무나 대견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노래를 수없이 부른 가수들도 오디션 무대에서 만큼은 손이 떨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죠. 천상 무대체질이라 음악만 나오면 눈빛이 달라지면서 노래하는 아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긴장감을 숨길 수가 없어요.

 

그리고 무대가 끝나면 심사위원들의 냉혹한 심사평이 기다리고 있죠. 성인 참가자들도 심사위원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데 아이들은 어떨까요?

 

항상 주변에서 잘한다 최고다 칭찬이 익숙한 아이들이 무대에서 자신감 있게 노래실력을 뽐냈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냉정한 심사가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요.

 

저 심사위원은 나를 싫어하나?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려운 심사평과 냉혹한 점수에 어린 참가자들은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아요. 당연히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미흡한 부분도 많고, 고쳐야 할 부분도 많은 건 사실인데요, 이걸 이해하기엔 너무 어리다는 게 문제인 거죠.

 

어린 참가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노래가 끝나면 주변 눈치를 살피느라 눈동자가 바쁘더라고요. 내가 잘한 걸까, 못한 걸까 반응이 궁금하니까요.

 

어른들도 자신의 노래에 지적을 받으면 자존감이 하락하고 멘털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개적으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혹평을 받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지요.

 

아직 어린 친구들은 이런 경험이 더 큰 성장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마음속으로 심한 상처를 받기고 하고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더라고요.

 

굳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어른들과 동등하게 오디션에 참가시켜야 할까?

 

트로트 오디션에서 아이와 어른의 대결은 불공정?

물론 어린 참가자들은 본인이 트로트를 너무 좋아해서 자신의 의지대로 참가를 한 것입니다만, 어른들과의 대결 자체는 어쩌면 불공정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어린애가 노래를 이렇게 잘해? 나이에 비해서 노래를 잘한다고 해서 무조건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는 아이들은 어른들과 실력을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그야말로 천재적인 노래 실력을 갖춘 아이들이죠.

 

하지만 어른과 아이가 일대일로 대결을 하게 됐을 때 누구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도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나이와 경험의 차이가 분명하지만 서로 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마음은 똑같이 간절합니다.

 

게다가 높은 순위로 올라갈수록 무대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노래를 익히고 춤이나 퍼포먼스도 배워야 하고 너무 힘든 과정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럴 때 성인 참가자들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거나, 중도에 오디션을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도 있죠. 대부분 오디션이 막바지로 갈수록 참가자들이 살도 엄청 빠진 모습입니다. 그만큼 힘든 과정이라는 거겠죠?

 

그렇게 힘든 과정을 나이 어린 참가자들도 똑같이 겪어야 하고, 늦은 시간까지 방송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방송 중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매번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차피 너무 나이가 어리면 TOP7까지는 올라가지 못한다, 올라가면 안 된다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어린이들만 참가하는 트로트 오디션이 필요하다

이미 어린 친구들의 트로트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참가자들로 입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른들과 대결을 할 것이 아니라, 어린 친구들 중의 트로트 최강자를 따로 가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이 또래가 맞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더 확연하게 실력이 가려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솔직히 우리나라에 신동들이 그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습니다.

 

아직 트로트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은 이름난 트로트 신동들도 많이 있어요. 그런 참가자들을 모아서 어린이들만 참가하는 트로트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도 자신보다 한참 어린애들과 대결한다는 것이 반갑지 않아요. 이겨도 본전이라는 생각과 이기고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죠. 애를 상대하면서 그렇게까지 하냐는 말도 들을 수 있고요.

 

트로트 신동으로 확실하게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면 성장하는 모습을 팬들과 함께하며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국민 트로트 신동의 탄생을 기대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