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요/여행갑시다

해외여행 갔다가 싸우고 돌아오는 이유, 부부싸움에서 손절까지?

아나포 2024. 1. 1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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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큰맘 먹고 해외로 떠났다가 돌아올 때는 친구나 연인, 부부 등이 서로 안 좋은 감정으로 등 돌리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굳이 해외까지 나가서 싸우고 돌아오는 걸까?

 

여행이 아무 때나 쉽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계획과 준비로 떠났을 텐데 왜 안 좋은 기분으로 돌아오며 왜 사이가 멀어져서 돌아오는지 처음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이젠 확실히 알겠습니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여행을 함께 가보면 전혀 다른 실제 모습이 보이더라는 거죠.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면 함께 여행을 떠나라.

아무리 오래 만난 연인이라도 여행만 갔다 오면 싸우는 경우가 있어요. 학창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낸 찐친 사이에서도 여행을 갔다 오고 나서 감정이 상해서 결국 서로 친구의 연을 끊는 경우도 있고요.

 

가장 충격적인 경우는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까지 올리고선 신혼 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헤어지는 경우인데요, 의외로 이런 사례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과 내가 정말 잘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선 일종의 테스트로 해외 여행을 함께 다녀오면 되지 않을까?

 

얼마 전에 친구랑 단둘이 여행을 갔는데, 갑자기 일정에 없던걸 해보고 싶다고 요구하더라고요. 정해진 일정만 소화해도 피곤하고 힘든데, 당연히 쉬고 싶다고 거절했죠. 자기는 꼭 소원이라며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만 부탁이라며 같이 가자네요. 혼자 갈 수는 없고 서운하다며 징징대길래 들어주기는 했지만 솔직히 기분이 상했습니다.

 

여행 갈 때 중요한 게 계획대로 움직이느냐, 즉흥적으로 움직이느냐 이걸 조율을 잘해야 하는데요, 서로 성향이 안 맞으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로 계획을 짜서 주도하는 사람이 있고, 다른 사람이 짠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데요, 서로 떠나기 전 미리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일정으로 움직일 건데 불만이 없는가 미리 서로 충분히 얘기가 오고 가야 해요.

 

내가 알아서 계획을 짜 볼게! 나만 믿어!

 

이 말만 믿고 떠났다가, 가뜩이나 길 찾기도 어려운 해외에서 엄청 헤맨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남자 친구랑 그 자리에서 엄청나게 싸우기도... 

 

해외에서는 아무래도 낯선 환경이다 보니, 설레는 감정과 동시에 긴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요. 개인 소지품도 잘 지켜야 하고 일정에 늦지 않도록 시간도 잘 지켜야 하거든요. 평소에 또 시간관념이 별로 없는 사람과 함께 여행을 가면 일정마다 늦을까 봐 혼자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빨리 가서 대기해야 하는데 조금 늦어도 괜찮다며 느릿느릿 준비하는 일행이 있어요. 이런 게 반복되면 또 싸움이 되는 거죠.

 

신나는 기분으로 해외여행을 왔는데 유명한 맛집에 가서 줄을 서는 것도 싫어하고, 사진 찍어주는 것도 귀찮아하고, 쇼핑하는 것도 자기는 살 거 없다며 멀뚱 거리면 함께 여행 온 것이 너무나 후회됩니다.

 

해외 여행가서 싸우는 이유?
이렇게 좀 찍어 달라구!

 

국내 여행에서도 이렇게 한 사람이 흥을 깨버리면 서운한 감정이 쌓일 수 있지만, 특히 해외여행에서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어렵게 온 만큼 더 큰 실망과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오래 붙어 있으면 싸우게 된다.

예전에 가족들과 패키지로 해외여행을 갔다가 공항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진 걸 목격했습니다. 패키지여행이다 보니 가는 일정마다 계속 함께 보던 중년의 부부였는데 처음부터 사이가 다정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신혼부부들은 확실히 알콩달콩한 모습인데 오래된 부부일수록 자주 티격태격하더라고요.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공항에서 제한물품을 캐리어에 넣었다가 반입이 안된다고 하자 거기서 두 분이 크게 싸우셨어요. 

 

왜 너는 그러게 그런 거 확인도 안 해보고 거기다 넣었냐

실수할 수도 있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망신을 주냐

 

이런 내용으로 싸우는데 솔직히 여행 내내 쌓였던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한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해외여행을 가면 3박 4일이든 그 이상이든 정해진 일정 내내 일행과 함께 붙어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정말 평소에 성격이 잘 맞고 좋은 사이라도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사소한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건 수십 년을 함께 산 부부도 마찬가지인데요, 은퇴한 남편과 한 집에서 오래 붙어있다 보면 부부싸움이 많이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어요. 서로에게 간섭이 시작되거든요.

 

친구도 며칠씩 붙어다니다 보면 얘는 왜 저러나 이해 안 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이기적인 모습에 정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결국 몇 년 간 쌓아온 우정이 해외여행 한 번으로 친구 관계를 끊는 지경까지 오기도 하는 거죠.

 

신혼여행에서도 상대방의 행동에 '내가 이런 사람과 평생을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제 막 결혼했지만, 동시에 이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누구나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 관계를 맺으며 감정 대립이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발견했을 때 그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 결정하는 문제가 정말 고심이 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는 손절이 쉬워진 세상이라고 욕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과 계속 만나며 나의 정신을 병들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 한 번으로 끊어질 인연이라면 언젠가는 끝이 보이는 관계가 아니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연인 사이의 해외여행을 추천합니다. 힘든 상황에서 그 사람의 면모가 더 확실히 드러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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